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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의정부시 아이사랑 수필공모전 '우수상'

권혜진-'가족이 되는 방법'

기사입력 2019-10-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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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의정부시 아이사랑 수필공모전

우수상 권혜진


결혼한 지 16개월 늦은 결혼이었기에 양가 부모의 걱정이 날로 더해간다. 어쩔 수없이 택한 병원행. 병원에선 시험관 아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자연 임신은 노령으로 인해 힘들 거라 얘길 들었다.

 

스스로 배에 주사를 놓고 컨디션을 조절하며 2번의 시험관 아기 시술에 도전했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지만 남들은 쉽게 된다는 임신이 나에게는 왜 이리 힘든 것일까 하는 불평과 불만이 마음 한 구석에 피어나고 있었다. 호르몬제를 주사한 탓에 신경이 날카로워지기도 했던 것 같고, 갓난 아이를 품에 안고 걸어가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 부럽기도 했다.

 

2년에 걸친 두 번의 시술. 첫 번째 시도에는 착상도 안 되었기에 ! 역시 쉽지 않은 길이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1년 후 두 번째 시도는 1차 때와 다르게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과배란 주사 후 1차시기 피검사에서 7.0의 수치, 2차시기 피검사에서 37.1, 3차시기에 300대진입! 드디어 임신 확정으로 난임 병원에서 산모 수첩을 선물로 받는 경사 중의 경사를 경험한 것이다.

 

이보다 더 기쁠 수 있을까?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아이의 생명이 이렇게 소중한 거구나. 생명의 고귀함을 느끼며 뱃속의 아이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임신 3개월 약 12. 이제는 임신 안정권에 접어들었다며 일반 산부인과를 옮기려는 그 때에 계류유산이 되어 버렸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유산.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렇게 사랑한다고 예쁘다고 잘 자라달라고 얘기했건만 나에게서 떠나버린 아이가 너무나 야속했고 원망스러웠고, 온전히 아이를 지키지 못한 몸이 된 것 같은 내게 자책감이 몰려들었다.

 

유산 후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는 내게 남편이 조심스레 말을 건네왔다.

 

여보 우리 결혼하기 전에 약속했잖아. 아이 한 명은 낳고 한 명은 입양하자고, 어차피 입양하기로 한 거였으니까 순서를 바꿔서 입양을 먼저 해보는 건 어떨까? 그 이후에 아이가 생기면, 낳으면 되는 거고 안 생기면, 입양한 아이만 키우면 되는거구. 당신이 스스로 배에 호르몬주사를 맞는 것도 더 이상은 못 보겠고, 호르몬 때문에 마음이 망가지는 것 같아서 그건 더더욱 못 보겠어

 

나의 아픔을 공유한 남편의 따뜻한 말에 용기를 내었고, 그날 우리는 바로 인터넷으로 그 당시 가장 유명한 입양 기관인 홀트 아동 복지회에 입양을 의뢰하는 신청서를 쓰게 되었다.

 

신청서를 쓸 때 딸은 1년 아들은 6개월 정도 걸린다는 내용을 보며, ~ 입양도 결코 기다림 없이 되는 일이 아니구나! 를 느꼈다. 임신하게 되면 10개월 동안 엄마 아빠 되기를 준비하는 것처럼 입양도 그렇게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한 거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 당시에 입양 부모들이 대부분 신생아를 원했기 때문에 3개월 정도가 지나면 국내 입양을 원하는 부모가 없기에 해외로 입양을 가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유산을 하고 입양을 신청한 지 3개월 만에 홀트에서 연락이 왔다. “다른 가정들은 이런 저런 조건들이 있는데 이 가정만 신생아 조건이 없어서 연락을 드립니다. 이 아이가 입양대기를 위해 지방에서 여러 군데 장소를 옮겨 다니다 보니 기간을 놓쳐서 3개월이 지났습니다. 만약에 이번에 국내입양이 안 되면 바로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데요, 혹시 신생아가 아니라도 괜찮으시겠어요? 생각이 있으시면 연락을 주세요.”

 

전화를 받고 남편과 상의를 했다. 이미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고 있던 터라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 않겠나? 우리한테 연락이 온 이상 해외 입양을 보내는 건 아닌 거 같다는 결정을 내렸다. 게다가 친정식구들도 오히려 백일이 지난 아이라 키우기가 더 수월할 것이고, 게다가 1년을 안 기다려도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겠냐며 찬성표를 던졌다. 시댁에서도 역시 어련히 알아서 잘 하겠거니 하며 우리 부부의 결정을 존중해주었다.

 

2009625, 우리집에 드디어 아기 천사가 찾아왔다. 2004년에 결혼하고, 20076월부터 시험관을 시작해서 20087월까지 시술에 매달렸던 나에게 2008년 유산이 된 아이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되어 출산된 아이가 선물같이 우리집에 오게 된 것이다.

 

아이를 위해 집을 치우고 아이물건을 준비하면서 출산을 겪어보진 않았지만 아이를 맞이하는 준비를 하게 되었고, 3개월이 지나 오자마자 백일잔치를 열게 된 귀여운 공주님이 우리집 식구! 가족이 되었다.

 

가족이 되는 방법이 여러 가지라고 학교 사회 시간에 배우게 된다. 결혼과 출산 입양이 바로 가족이 되는 방법이다. 우리 가정은 출산을 하지는 않았지만 입양으로 한 가족이 되었다.

 

2009년에 우리 가족이 된 이 아가는 연예인들의 공개입양이 물결처럼 유행하던 때에 입양되었기에 부모가 된 우리는 아이의 입양을 공개함으로써, 입양에 대해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설명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다른 가정과 다르지 않았다. 어린 아이가 아플 때 가슴에 안고 대신 아파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우는 이유를 몰라 당황한 마음, 잘못은 고치고 바르고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하려는 보통의 여느 부모들이 갖는 그 마음으로 아이를 키웠다.

 

거기에 한 가지 더 입양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 친부모에게 버려진 아이야, 양부모를 잘 만났네, 양부모가 훌륭한 사람이야!”에 대해 설명하며 키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했다.

 

아이가 커갈수록 입양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 갔다.

엄마, 왜 나를 낳아준 부모는 나를 버렸어?”

엄마, 왜 나는 엄마 뱃속에서 나오지 않고 다른 엄마 뱃속에서 나왔어? 나도 엄마 뱃속에서 나오고 싶어!”

엄마, 나를 낳아준 분도 내가 보고 싶을까? 나는 만나보고 싶은데.”

그 때마다 나는 대답을 준비했고 아이의 상처입은 마음을 보듬어주었다. 아이의 상처는 곧 나의 상처였다.

 

아이야! 너를 낳아준 부모는 너를 버린 게 아니라 너를 키울 수 없는 능력이 부족해서 더 좋은 가정에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홀트라는 기관에 부탁한거야. 너는 쓰레기같이 아무데다 버려진 존재가 아니야. 10달 동안 힘들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품고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밝게 태어나서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있는 거야.”

 

우리 딸을 낳아주신 분도 틀림없이 우리 딸을 보면 기뻐할거야. 지금은 아직 어려서 우리 딸 마음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으니 스무살이 되어 어른이 되면 엄마와 함께 낳아준 엄마 아빠를 찾아보자꾸나!”

 

엄마도 우리 딸이 내 뱃속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엄마 치마 속에 들어와 보렴. 지금이라도 내가 다시 낳아 줄테니.”

 

질문에 답을 하면서 엄마와 딸은 그렇게 같이 울었다, 그러다가도, 다시 애 낳는 시늉이라도 할라치면 몸을 부대끼며 웃어젖히느라 온 집안에 웃음소리가 가득 찼다.

 

엄마의 치마 속에서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난 이 아이는 이제 11살이 되었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닮는다고 했던가. 키우기만 했을 뿐인데도 길쭉한 팔과 다리는 아빠를 닮았고, 활기찬 성격은 엄마를 닮았다. 양가 친지 가족들과 모였을 때도 부모님들은 언제나 우리 딸을 복덩이라 말씀하신다.

 

우리 가정과 가장 왕래가 잦은,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조카에게 너 초등학교 다닐 때 우리 딸 입양했는데 그 사실이 기억나느냐고 물었더니, 조카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며 조곤조곤 설명을 시작한다. 이 아이는 이모랑 성격이 똑 닮고 이모부랑 외모가 똑 닮았는데 어떻게 입양한 거 일 수가 있냐고 거짓말하지 말라고 답을 들었던 적도 있다.

 

그리고 입양 사실을 알게 되니 이전과 달라진 게 있느냐는 질문에 이 조카는 전혀 없다! 이모집에 왔을 때부터 이미 우리 가족인데 그 출생이 뭐가 중요하냐는 답을 들었다.

 

요즘 들어 -가족은 결혼, 출산 또는 입양을 통해 맺어진 두 사람 이상의 집단으로, 사회를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이자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사회 집단이다- 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가족의 의미로 정확하게 들어 맞는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결혼 시기는 점차 늦어지고 난임 부부가 늘고 노키즈를 선언한 부부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자녀를 양육하면서 부부는 어른이 되어간다. 좀 더 배려하고 좀 더 보듬게 되면서, 우리의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고 우리의 자녀를 더욱 사랑하게 된다.

 

입양은 아름다운 가족을 이룰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더욱더 많은 부부들이 아름다운 가족이 주는 놀라운 비밀을 함께 공유하며 함께 자라났으면 좋겠다.

우수상/권혜진 (news82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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